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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단행본 | 2006년 | 2007년 | 2008년 | 2009년 | 2010년 | 2011년 | 2012년 | 2013년 | 2014년 | 2015년 | 2016년 | 2017년 | 2018년 |
<팔레스타인의 눈물>(개정증보판)-'아시아 문학선 009'
| 통권 : 2014년 | | HIT : 520 | VOTE : 46 |
희망은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들로부터 나온다!
고난의 땅에서 지켜낸 인간의 존엄과 품위에 관한 문학적 기록


▢ 도서명 | 팔레스타인의 눈물(개정증보판) ‘아시아 문학선 009’
▢ 원제   | The tears of Palestine
▢ 지은이 | 수아드 아미리, 자카리아 무함마드, 아다니아 쉬블리,
           모리드 바르구티, 아이샤 오디, 자밀 힐랄, 핫싼 하데르,
           주하이르 아부 샤이브, 알리 제인, 말라카 무함마드,
           유시프 알자말, 나이루즈 카못, 오마르 그라옙
▢ 엮은이 | 자카리아 무함마드, 오수연
▢ 옮긴이 | 오수연
▢ 발행일 | 2014년 9월 1일
▢ 분야   | 문학 > 소설 > 외국 소설 > 기타 나라 소설
▢ 판형   | 국판(무선)
▢ 면수   | 336쪽
▢ 책값   | 13,800원
▢ ISBN  | 979-11-5662-041-9 (04890)
           978-89-94006-46-8 (세트)
▢ 담당   | 김형욱(02-821-5055/010-6899-4992 bookasia@hanmail.net)

◇ 책 소개

팔레스타인 작가 13인이 팔레스타인의 고난과 희망을 전하는 산문집. 기아, 재난 등에 처해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현안을 인간에 대한 통합적이고 미학적인 기록물인 문학을 통해 이해하고자 한다. '아시아 문학선' 시리즈의 제9권으로 20세기와 21세기에 걸친 최대의 분쟁지, 팔레스타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13인의 산문 15편을 수록했다.

이 산문집은 외국인으로서 취재나 접근이 어려운 팔레스타인 문제의 진실을 현장에서 겪고 있는 당사자들의 육성을 통해서 접근한다. 훌륭한 문학작품이 장르를 뛰어넘어 감동을 주듯 이 책에 수록된 산문 편편이 시이고 소설이고 철학이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일상 속에서도 적을 향한 시선을 자신의 내면으로 돌려 치열하게 성찰하고, 분노와 증오를 희망으로 승화시키려는 몸부림이 문장마다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팔레스타인이 고난의 땅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위안과 희망의 땅임을 입증한다. 아직 양심이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 할지라도 팔레스타인인들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앞에서 울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2006년 국내에 출간되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동명의 책에 최근의 상황을 담은 글 네 편을 추가한 개정증보판이다. 팔레스타인의 뛰어난 저술가 무함마드 자카리아와 한국작가회의 파견 작가로 팔레스타인을 취재한 소설가 오수연이 다시 엮은 이 책은 더 깊어진 팔레스타인의 상처와 더불어 더 절실해진 팔레스타인 작가들의 육성이 담겼다.

오마르 그라옙의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한 이유」와 나이루즈 카못의 「불타는 도시에서」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공격을 시작한 이후,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팔레스타인이 인류에게 보내는 절규이다. 인간성과 영혼, 아랍 민족과 지도자, 인권단체들과 구호 대행사들과의 결별을 선언 뒤로 하며, 불타는 도시에서도 끝내 재가 되지 않을 생명을 노래한다.

말라카 무함마드와 유시프 알자말의 글을 담은 「가자의 일기」는 2013년 9월 18일 라파 출입국 관리소를 배경으로 하여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봉쇄가 어떻게 팔레스타인의 인권과 존엄을 훼손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지붕 없는 감옥에서의 삶이자, 영원히 정착하지 못하는 떠돌이의 삶이기도 하다.


◇ 출판사 리뷰

2006년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책

시대의 고난에 대해 가장 예민한 증언자들의 기록!
팔레스타인은 고난의 땅이 아닌 인류를 위한 위안과 희망의 땅이다

전쟁과 분쟁의 특징은 늘 피해자들의 증언을 지우고 차단한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기획된 이 책은 외국인으로서 취재나 접근이 힘든 팔레스타인 분쟁을 고스란히 겪어낸 작가들의 증언을 통해서 진실에 접근하고 있다. 특히 시대의 고난에 대해 가장 예민한 증언자들로서 팔레스타인 작가들의 이 기록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우리의 정서적, 심리적 거리를 좁혀준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일상 속에서도 적을 향한 시선을 자신의 내면으로 돌려 치열하게 성찰하고, 분노와 증오를 희망으로 승화하려는 몸부림이 문장마다 고스란히 배어 있는 이 책은 고난에 대한 정직하고 핍진한 기록이며, 인간의 존엄과 품위를 언어로 구현해낸 문학의 성취다. 팔레스타인이 고난의 땅이 아니라 인류를 위한 위안과 희망의 땅임을 증언한다.

팔레스타인의 눈물이 우리에게도 뜨겁게 흐르고 있다

팔레스타인 땅은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강대국들의 지배권을 둘러싼 싸움터였다. 종교적으로도 팔레스타인 땅에 있는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3대 종교의 성지이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이 땅은 팔레스타인인(아랍인)들의 땅이었다. 하지만 영국의 모순된 외교, 유대인의 시온주의 운동, 연합군 측의 압력 등으로 이 땅에 이스라엘 국가가 건설되기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팔레스타인인들은 땅을 빼앗기고 고국을 떠나는 일이 시작되었다. 지금 이곳은 이스라엘의 점령 하에서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감시와 통제 하에서 신음하고 있다.

이곳은 21세기 전 세계적 문제가 집약된 곳이다. 이 책의 장마다 담겨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눈물과 한숨, 고통과 신음, 불안과 박탈감…. 우리나라는 이러한 현실에 눈을 돌릴 수 없는 경험이 있다. 60여 년 전 일제의 압제로 국토를 빼앗기고 고국을 떠났던 선조들. 일제의 감시와 통제 하에서 36년을 신음했던 민초들. 팔레스타인의 눈물이 우리에게도 뜨겁게 흐르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그야말로 생생한 영상

우리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현실을 접하게 된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그야말로 생생하게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서만 이해했을 뿐이다. 그러나 진실은 전혀 다른 영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하루에 두 시간 정도 생필품을 사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통금으로 인해 대체로 집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도시에 밀어닥친 폭풍우’) 한편 많은 이들이 이웃 국가들로 망명을 갔다가 다시 돌아오고 또다시 나가는 불안한 순환을 반복하고 있다.(‘취한 새’) 가자 지구에 사는 한,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맹세한 이도 있다. 자식이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말과 함께...(‘아이를 갖지 않기로 맹세한 이유’)

이 책에는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참여했던 젊은 여자(아이샤 오디)가 이스라엘군의 잔혹한 고문을 받지만 끝까지 이겨내고 결국은 종신형을 받기에 이른다. 동료 남자들이 배반을 했는데도 말이다.(‘심문’) 또한 이스라엘의 압제 하에서 팔레스타인 신분증이 얼마나 큰 저주가 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을 리얼하게 소개하고 있다.(‘개 같은 인생’) 이 혼란은 외국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경험하곤 하는데, 그들은 이름만 가지고 있을 뿐 나라를 잃고 고향을 잃은 상태이다.(‘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책

엮은이이자 옮긴이이기도 한 소설가 오수연은 지은이이자 엮은이인 팔레스타인의 시인 자카리아 무함마드와 함께 이 책을 기획했다. 오수연은 일찍이 2003년에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이라크전쟁 취재작가로 파견되었고, 그때의 인연으로 2006년에는 자카리아 무함마드를 비롯해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예술가들, 평화운동가들,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라는 모임을 결성하여 문학적으로 두 나라를 잇는 일들을 벌였다. 2006년에 나온 이 책의 초판은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개정증보판으로 선보인다.

“1만 2천 년 동안 인류는 많은 말을 해왔건만, 지금까지도 어쩔 수 없다는 이 말을 되뇌고 있다. 이제는 다른 말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은 다른 말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 책이 처음으로 나왔던 2006년으로부터 8년이 흘렀건만, 팔레스타인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은 듯하다.” (‘개정증보판에 부쳐’ 중에서)

책의 마지막에는 팔레스타인 전문가 단국대학교 중동학과 홍미정 교수가 팔레스타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한 독자들은 이 해설을 먼저 읽어도 될 것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전 세계 주요 매체들을 장식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이 책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


◇ 작가와 옮긴이 소개

지은이 자카리아 무함마드 Zakaria Mohammed
1950년 팔레스타인 나불루스에서 태어났으며, 이라크 바그다드대 아랍문학과를 졸업했다. 한동안 이라크,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키프로스, 튀니지 등에서 살았다. 《알 카멜》 등 문학잡지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저널리스트와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그의 시는 현대 아랍시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간주된다. 이스라엘의 점령에 저항 하면서도 자살폭탄운동에 대해서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이슬람 율법회의에 회부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마지막 시들』(베이루트, 1981) 『손으로 만든 물건 Hand crafts』(런던, 1990) 『아스카다르를 지나가는 말 The horse passes Askadar』(런던, 1991) 『햇살』(암 만, 2001)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빈 눈동자』(라말라, 1996) 『자전거 타는 사람』(암만-카이로, 2003), 비평집 『팔레스타인 문화론』(라 말라, 2003) 등과 다수의 아동물을 펴냈다.

엮은이 오수연

1994년 장편소설 『난쟁이 나라의 국경일』을, 1997년 단편집 『빈집』을 펴냈다. 이후 2년간 인도에 머물렀고, 이때의 경험은 연작 장편 『부엌』의 모태가 되었다. 2003년 ‘한국작가 회의’의 이라크전쟁 파견 작가로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 다녀왔다. 2004년에 보고문집 『아부 알리, 죽지 마―이라크 전쟁의 기록』을 펴냈다. 2006년에는 팔레스타인 현대 산문 선집 『팔레스타인의 눈물』을, 2008년에 팔레스타인과 한국 문인들의 칼럼 교환집 『팔레스타인과 한국의 대화』를 기획·번역하여 펴냈다. 2007년에 연작소설 『황금지붕』을, 2011년에는 장편소설 『돌의 말』을, 2014년에는 『나는 음식이다』를 냈다. 한국일보문학상, 거창 평화인권문학상, 아름다운 작가상, 신동엽문학상 등을 받았다.


◇ 책 속에서

죽은 자식을 안고 있는 아버지의 심정이 어떨까? 그의 상실감이? 자식을 보호하지 못했으니 그는 얼마나 부끄럽고 죄스럽게 느낄까?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여기 가자에 사는 한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나는 자식을 이 세상에 내놓고는 속절없이 희생당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내 자식이 죽는 모습을 보지 않을 것이다. 다른 아이들이 죽고 그 부모가 우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고통스럽다. 내 자신이 그런 일을 감당할 수는 없다.
-20쪽

시리아에 있는 가족들과 자기의 미래, 자기에게 주어진 선택 사항들, 앞으로도 겪을 추방, 팔레스타인 사람으로서 자기들의 운명을 그는 아주 잘 알고 있다.
그의 아버지가 시오니스트들에 의해 팔레스타인의 고향 마을에서 내쫓겼으며, 그는 망명 중에 태어났고 살아왔다.
그는 추방된다는 것의 실상을 알고, 팔레스타인 사람이라는 원죄를 안다. 아들이 사막에서 죽었고 가족은 시리아에 묶여 있으며, 자신은 시리아 감옥에서 고문당했다. 그는 여권에 대해서 알며, 잃어버린 조국을 안다.
그는 지구상에서 갈 곳이 아무 데도 없다는 것이 어떤 건지 안다.
그와 가족들은 여전히 떨어져 있다. 자신과 형은 이라크에, 아이들과 아내는 시리아에, 어머니와 그의 마음은 팔레스타인에 있다.
-33~34쪽

파괴된 집과 직장, 도시와 난민촌의 잔해 아래서 다시 일어나, 우리는 이스라엘 정부에게 고한다. 너희들은 우리의 의지를 꺾지 못했고, 앞으로도 꺾지 못할 것이다. 너희들은 죽이고 투옥하고 고문하고 훔치고 파괴했지만, 자유롭고 존엄하게 살려는 우리의 의지는 결코 꺾지 못할 것이다. 그날 이후에도 우리는 정당한 대의를 가진 국민으로 남았다. 우리는 다시 일어나 말한다, 한목소리와 하나의 의지로.
-72쪽

누라와 타마르 박사는 내가 얼마나 진지하게 누라의 사진을 내 사진으로 바꿔치기 할까 고민하는지 알아채지 못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이, 여권 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이스라엘 신분증을 얻기가 얼마나 어렵거나 불가능한 지 둘 다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예루살렘 시민인 내 친구 나즈미 자베의 아내 하이파를 떠올렸다. 그녀는 예루살렘 시민과 이혼했음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 신분증을 얻기 위해 16년이나 기다려야 했다.
-86쪽

작은 개가 울부짖는 소리에 잠을 깼다. 나는 나답지 않게 벌떡 일어나 집 밖으로 나가 개를 찾는다. 저 울부짖는 작은 개를 구해야 하건만 어디서 소리가 나는지 알 수 없다.
지붕에 올라가 눈과 귀로 애타게 개를 찾는다. 개는 끈질지게 아우성쳤다, 마치 나 대신 울부짖는 듯이.
문득 유대인 지구에서 어떤 여자가 지붕 위로 올라온다. 나는 여자에게 손을 흔들고 저 울음소리가 들리느냐고 영어로 물었다. 그러나 여자는 내 질문을 묵살했다.
슬픔이 덮쳐온다.
내가 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독립 국가를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그저 울부짖는 작은 개를 찾아내자는 것뿐인데.
-109쪽

내가 그들의 점령, 그들의 불의, 그들의 무자비함에 맞서는 가장 강한 적수라고 선언하고 싶었다. 그들이 나를 감옥에 넣을까? 좋아, 그래도 나는 거기 오래 있지 않을 테니까! 그들한테 본때를 보여주고 당 당하게 걸어서 나올 거야. 자유의 투사들이 나를 감옥에 오래 두지 않을 거 야. 나는 그들 앞을 당당하게 걸어서 나올 거야. 하지만 온전한 몸으로 걸어 나와야만 해, 마비되지도 미치지도 말고.
-153쪽

아라파트와 인티파다를 잊어버리자.
눈이 오면 벌어질 내 하얀 축제를 준비해야만 한다.
그리고 나는 뒤를 바라보는 새, ‘필리스트’라는 새를 사냥해야만 한다.
3년 동안 나는 그 새를 따라다녔다. 나는 그 새를 사냥해야만 한다. 나는 그 개념과 의미를 사냥해야만 한다. 나는 왜 그 새가 뒤를 돌아보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 주류 이론은 필리스트인들이 기원전 12세기에 그리스 주변 섬에서 팔레스타인으로 왔다고 말한다. 당시에 해양 민족이 이집트를 공격 했고, 이집트인들이 그들을 격퇴하여 팔레스타인에 머물게 했다고. 이것이 이 분야에서 인정받는 이론이다. 이제 나는 이 이론이 단지 거짓말이고,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이 이론의 목적은, 고대의 팔레스타인인들을 그리스로 이주시켜서, 오늘날의 팔레스타인인들을 그들 자신의 땅에서 추방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이스라엘의 완곡한 표현이다. 어떤 종족을 그들의 땅에서 뿌리 뽑으려면, 그들의 역사적 뿌리를 잘라야만 한다. 그들이 그 땅에 나중에 왔음을 증명하면 되는 것이다. 이 이론은 바로 그런 목적에 따라 조작된 것이다. 이것은 역사가 아니라 단지 정치적인 거짓말이다.
-168쪽

그럼 이번에는 내가 망명지에서 그들의…… 고국으로 가는 건가? 내 고국? 요르단 강 서안과 가자? 점령된 땅? 그 지역? 유대와 사마리아? 자치령?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름 때문에 사람을 이토록 골치 아프게 하는 나라가 세상에 또 있을까? 지난번에는 나도 분명하고 모든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도 모호하고 모든 것이 모호하다.
-220쪽

나는 모든 귀환에 부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안다. 자기가 놓쳐버린 세월과 변화를 거부하려는 헛된 몸부림 따위. 그러나 알면서도 나는 그 덫에 걸리고 만다. 고국에 돌아왔지만 과거로도 돌아온 탓이다. 그러나 내가 아는 과거는 무참하게 파괴되었다. 이 땅을 점령한 유대인의 불도저가, 이 낯선 점령의 시대가 파괴해버렸다. 그래서 내 귀환은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모든 귀환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늘 실패한다.
-237쪽

유리파편이 내 살갗을 뚫고 들어오는 순간 시간은 원을 닫았으며, 유리파편을 내 몸속에 남겨놓았다. 첫 번째 전쟁에서 한 여자가 위험을 체험해보려고 포위된 베이루트에 왔다가, 가슴으로 그 전쟁을 보았다. 두 번째 전쟁에서 한 여자가 포위된 알 비리에 이슬처럼 왔다. 이번에는 붕대를 감아줄 필요는 없었다. 왜냐하면 영혼의 부상은 아무리 훌륭한 의사가 붕대를 감아줘도 소용이 없기 때문에. 그래도 우리는 저녁에 촛불을 켠다.
-294쪽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비명, 유리 조각에 아로새겨진다. 마치 이 유리조각들이 그들의 영혼을 낙원으로 데려다줄 백합인 것처럼. 울기, 환호하기, 망설이기, 미사일 불발탄을 멀찍이 날라놓기, 잃어버린 평화의 메시지를 찾기.
불꽃의 원, 타오르는 불길, 폭발하는 미사일. 그러나 도시는 로켓 안에 숨어 있다. 죽음의 미사일, 그 안에 감춰진 생명. 로켓은 모르지만, 도시는 안다. 왜냐하면 가자 바닷가의 모래 한 알갱이도 불타지 않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사랑을 북돋는 파도 밑에서, 희망의 숨결을 불어넣는 짠 물결 속에서, 심장이 요동칠 때만이 그것은 타오른다.
-315쪽

미국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에서 ‘폭력적인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 안보 위협’이라는 대전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 국가란 거의 불가능하다. 2014년 현재 ‘유엔 비회원 옵서버 국가’ 팔레스타인은 실효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영토가 없는 유엔 문서상의 국가다. 이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의 지름길은 유엔결의를 통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국경획정’이다.
-333쪽


◇ 목차

개정증보판에 부쳐
오수연

초판 옮긴이의 말
오수연

아이를 갖지 않기로 맹세한 이유
오마르 그라옙

가자의 일기
유시프 알자말, 말라카 무함마드

도시에 밀어닥친 폭풍우
자밀 힐랄

개 같은 인생
수아드 아미리

먼지
아다니아 쉬블리

심문
아이샤 오디

취한 새
자카리아 무함마드

자식이 자라기를 바라지 않았던 아버지
수아드 아미리

나를 너무 밀지마
알리 제인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모리드 바르구티

귀환
자카리아 무함마드

현실의 파편과 유리조각
하싼 하데르

집을 지키는 선인장을 남겨두고
주하이르 아부 샤이브

불타는 도시에서
나이루즈 카못

부록: 팔레스타인 이해하기
홍미정(단국대학교 중동학과 교수)


◇ 추천사

분쟁지역인 팔레스타인에서 시대의 고난을 가장 예민하게 증언하는 작가들이 보내오는 메시지는 비통하고 절실하다. 수십 년의 망명생활 끝에 돌아온 지식인의 흔들리는 정체성, 전쟁으로 인해 인간이 폭력적으로 변모해 가는 모습…. 이 책은 안온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세계는 아직도 전쟁 중’이라는 현실을 새롭게 일깨운다.
김지영 《동아일보》 기자

그들의 고통을 피상적으로 아는 우리는 책을 읽으며 글의 각각이 이룬 문학적 성취에 앞서 그 상처의 실체적 진실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이스라엘의 콘크리트 장벽으로 갈가리 찢긴 땅, 점령군의 검문소 앞에서 기약 없는 기다림으로 시작하는 일상, 모욕과 조롱과 폭력과 약탈, 그리고 학살….
최윤필 《한국일보》 기자

이 책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가물거리는 희망’을 위해 기획되었다. 멀고 먼 희망까지 거의 없는 길을 이 창작자들은 스스로 길을 냈으며, 꺼질 듯한 불꽃에 빛과 열기를 불어넣었다. 이토록 처절한 이야기를 이토록 아름답고 격조 높게 쓸 수 있다니, 나 또한 글 쓰는 사람으로서 감탄해 마지않는다. 그러나 내게는 부당하게 고통 받는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우리나라에도 알려야겠다는 더욱 절박한 욕구가 있다. 한국인인 우리 입장에서 대륙 건너 팔레스타인을 시급히 알아야만 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책은 우리들 자신의 가물거리는 희망을 위한 것이다.
오수연 소설가

미국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에서 ‘폭력적인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 안보 위협’이라는 대전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국가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해결의 지름길은 유엔결의를 통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국경 획정’이다.
홍미정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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