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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영웅 서사시의 정수 <알파미시>(아시아 클래식 6)
| 통권 : 단행본 | | HIT : 408 | VOTE : 34 |
▢ 발행일 | 2015년 11월 30일
▢ 쪽수   | 640쪽
▢ 판형   | 138×210mm (국판 변형)
▢ 값     | 20,000원
▢ 분야   | 국내도서 > 고전 > 동양고전문학 > 기타 동양고전
▢ ISBN  | 979-11-5662-177-5 (04800)
           978-89-94006-53-6 (set)
▢ 담당   | 김형욱
(02-821-5055/bookasia@hanmail.net)


□ 책 소개

유네스코가 처음으로 1000주년을 기념한 세계적인 영웅서사  『알파미시』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다스탄(dastan) 문학의 정수
중앙아시아 최고의 예술적 기념비!!

다스탄(dastan)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천 년에 걸쳐 전승되어온 구전문학의 형식이다. 서구신화와 다르게 전승되어온 중앙아시아의 장대한 이야기, 다스탄은 구연자들에 의해서 재창조되며 끊임없이 당대성을 갱신해왔다. 서구를 대표하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 『오디세이아』와 대비되는 아시아의 장대한 서사로 언급되어온 『알파미시』는 다스탄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우아한 단순함과 은은한 위엄, 가부장적 인간미, 특히 포복절도할 해학 등은 세계적인 영웅 서사시의 훌륭한 모범이자 표본 같은 작품이다.

유네스코가 처음으로 문학작품의 1000주년을 기념한 책이 『알파미시』다. 1999년 유네스코는 ‘대중적 서사시 알파미시 1000주년’을 맞아 ‘기념의 해’ 행사를 개최하고 그 의미를 기렸다. 세계가 모두 알고 있는 『알파미시』가 우리나라에서 이제야 처음으로 번역 소개된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서구의 신화와 서사시를 중심으로 살아왔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다스탄은 구비문학인 만큼 전승 구연자가 중요하다. 다스탄의 전승 구연자는 단순한 구연자가 아니라 당대성을 가미하여 서사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시인이다. 국내에 초역되는 이 『알파미시』의 판본은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국민시인 파질 율다시-오글리의 구연본을 채록한 것이다. 충실한 번역과 함께 다스탄의 시적 언어감각을 한국어로 되살리기 위해 시인 이영진의 한국어 감수를 거쳤다.

『알파미시』는 민족의 독립과 통일, 이상적인 영웅에 대한 민중의 동경, 사회적 정의실현 등 영웅 서사시의 일반적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한편, 우즈베크 민족의 기질과 전통, 일상적 삶과 풍습 또한 풍부하게 묘사되고 있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투르크 문화권 특유의 서사시 양식과 우즈베크어의 언어문화적 특성이 고루 발현되고 있다.

이 오래된 유산의 최초 플롯은 6~8세기경 알타이 산맥 인근 튀르크 민족 사이에서 유행한 ‘무사들의 동화’라는 형식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국신화인 <주몽 신화>와도 여러모로 비교되곤 하는데, ‘알파미시’와 ‘주몽’ 두 주인공이 신이한 탄생 과정을 공유하며, 둘 다 기득권과 대결을 통해 영웅으로 거듭나며, 특히 활쏘기가 혈통을 인정받고 새로운 질서를 창조할 수 있는 힘을 상징한다.



□ 출판사 리뷰


이렇게 웃기고 황당무계한 서사시는 처음이다!

“『알파미시』는 자유롭고 당당하며 훌륭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들의 명예에 대한 찬가이고, 민중의 심장으로 가는 길을 발견한 서사시이다.“
_하미트 알림잔(우즈베키스탄의 영웅 시인)

『알파미시』는 복잡다단한 영웅적 시기를 서술하는 작품이며, 영원한 문화적·예술적 가치를 지녔다. 콘그라트 사람들의 삶과 풍습, 현명한 세계관과 세계 이해 등을 영웅 서사시에 훌륭하게 반영한 당대의 시적인 거울이었다. 세계 문화사에서도 우즈베크 민중의 천재적 창조력을 기리는 예술적 기념비로서 수백 년 넘게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우즈베크 민중 영웅 서사시는 생생한 구전 형식을 통해 전해져왔다. 그들은 이 형식을 다스탄이라고 부르는데, 다스탄(dastan)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구비 전승된 영웅설화 장르를 일컫는 용어로 구비문학에서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권선징악적 교훈성과 피억압자에 대한 구슬픈 연민, 해학미 넘치는 과장과 재담 등은 판소리와 유사하며, 특히 화려하고 웅장한 활극 장면은 <적벽가>, 변장을 하고 잔치 현장에 잠입하여 참칭자 울탄-타스를 제압하는 장면은 <춘향전>의 피날레를 연상시킨다.

1917년 혁명 이후에 민중 착장물에 대한 관심은, 특히 『알파미시』에 대한 관심은 폭증했다. 그중 가장 온전하고 예술적으로 완성된 텍스트는 파질 율다시-오글리에 의해서 채록된 구연본이다. 그는 뛰어나고 재능이 넘치는 민중 시인이며 가수였다. 그의 채록본은 『알파미시』 연구자들에게 ‘성경’으로 통한다. 이 책은 바로 파질 율다시-오글리의 구연을 러시아 시인 레프 펜콥스키가 러시아어로 번역하였고 다시 한국어로 옮긴 결과물이다.

이상적 지도자의 모든 특징을 공유하고 있는 ‘알파미시’

『알파미시』에는 도덕성에 따라 분류된 인물들의 첨예한 대립이 도입되어 있다. 알파미시와 바르친, 칼디르가치, 카라잔, 쿨타이, 카이쿠바트, 바이부리, 바이사리 등은 사악한 어둠의 힘을 육화하는 타이차 왕과 마귀할멈 수르하일, 울탄, 바담, 코칼다시, 90명의 무사들과 대립하고 있다.

‘공정한 군주’의 사상은 봉건주의라는 새로운 체제가 탄생하는 조건 하에서, 혈통이 비슷한 부족들이 그들을 노예로 삼으려고 혈안이 된 외국 지배자들을 돕는 이적 행위까지 하면서 서로를 적대시하는 사회발전 단계에서는 진보적인 사상이었다. 그래서 목동들이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새로운 지배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알파미시에 의해 재결합된 부족은 다시 붕괴에 처해진다. 알파미시에게는 훨씬 더 명예로운 임무가 부여되는데, 자신의 부족민과 지인들을 폭군적 지배자의 내적 탄압으로부터 구출하는 것이다.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사상 중의 하나, 즉 적에게는 강력하고 위협적이며 자기 부족에게는 온순한 지도자에게 집중된 강건하고 정의로운 지배력이 부족의 행복을 좌우한다는 사상이 등장한다. 알파미시는 그런 이상적 지도자의 모든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용맹함과 애국심, 민족의 단결,
사랑과 충절, 가족의 결집력을 노래하는 서사시

『알파미시』는 용맹함과 애국심, 민족의 단결, 사랑과 충절, 가족의 결집력을 노래하는 서사시이다.  바이부리와 바이사리 형제의 자식 없는 상황과 미래 영웅의 기적 같은 탄생, 그 영웅의 용맹스러운 청년기, 최초의 영웅적 업적, 신부 바르친을 쟁취하기 위한 칼미크 무사들과의 시합, 알파미시의 7년간의 포로 생활, 용맹스러운 말의 도움으로 인한 감금에서의 해방이 그려지고 있으며, 왕위 찬탈자 울탄의 결혼식에 잠입, 그를 제압하여 승리를 쟁취하고, 자신의 아내 바르친을 구출한 후, 콘그라트 부족의 일시적 몰락 후에 결집된 백성들 위에 군림한다.

알파미시는 무엇을 위해 싸우며, 누구와 싸우는 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는 뛰어난 지성과 고귀한 목적을 가졌고 옳음과 그름을, 피억압자와 탄압자를 쉽게 판별한다.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면 자신의 엄청난 힘을 동원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일을 평화적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애쓴다. 자신의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이성에 종속시킬 줄 아는 영웅이다.

우즈베크 민속 작품의 여성상 중 가장 완벽한 여성 중 하나인 바르친의 형상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녀는 똑똑하고 활동적이다. 그녀의 아버지가 이국땅으로 떠날 것을 결심했을 때, 어머니한테 아버지를 설득하라고 충고한다. 아버지를 존중하는 딸로서 바르친은 직접 아버지를 찾아가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상황 판단에 의거하여 어머니께 아내는 남편의 조언자가 되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유목 민족들의 삶에서 여성들이 가진 능동적이고 책임감이 강한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칼디르가치이다. 그녀는 바이부리가 숨겨놓은 바르친의 편지를 발견하며, 알파미시로 하여금 칼미크의 유목지로 달려갈 것을 강요한다. 또한 알파미시가 진실한 사명에 눈을 뜨게 만들어주고, 그에게 바르친과 바이사리의 구출과 콘그라트 부족의 통합이라는 고차원적 삶의 목표를 지시해준다. 칼디르가치의 정신적 아름다움은 동생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까다롭게 대하는 사랑과 바르친과 조카 야드가르에 대한 태도에서 나타난다.

전 세계 서사시 작품들 속에 폭넓게 퍼져있는 주인공들의 우정과 형제애란 주제는 이 작품에서도 적지 않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카라잔은 알파미시의 인류애와 억압, 불의, 비열함에 대한 저항감으로 인해 이 우즈베크 용사와 가까워진다. 바르친과 결혼하려고 바동대는 무사들과의 대결에 나서게 된다. 온갖 재난과 모욕, 비방에도 불구하고 의형제를 계속해서 수호한다. 악과 불의와의 공동투쟁은 알파미시와 카라잔의 우정을 더욱 더 공고화한다.

알파미시의 충직한 친구인 쿨타이와 카이쿠바트의 형상도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사회적-정신적 이상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노동 계층의 대표자인 쿨타이는 민주주의적 요소를 도입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가부장적 사회의 노예임에도 불구하고 쿨타이는 주인공을 양육한 사람이며, 부족의 민중적 지혜를 육화한 인물이다.

서사시적 전통에 따르면, 이국땅을 방랑하는 주인공은 거지와 사귀게 되고 우정이 싹튼다. 그 거지는 주인공이 힘든 순간에 도움을 주게 되는데, 주인공이 적들을 제압하고 난 다음에는 그 거지의 신분을 상승시켜, 잔혹하고 불공정한 퇴임 독재자를 대신해서 권력자가 되도록 도와준다. 『알파미시』에는 목동 카이쿠바트가 있다. 그는 지혜를 소유한 평민 출신의 장인으로 그려지는데, 그의 지혜는 타고난 지력의 장점에 의해 배가된 삶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서사시의 주인공은 엄밀히 말해서 한 사람이 아니다. 예부터 서사시의 대상이 한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운명이라는 사실은 서사시의 본질로 간주되어 왔다. 왜냐하면 서사시의 우주를 규정하는 가치 체계의 완결성은 유기적인 전체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 속의 어떤 요소도 하나의 독자적 인격체가 될 수는 없다. 우리가 서사시 『알파미시』에서 읽어야 할 것은 알파미시라는 한 개인의 운명 대신 우즈베크라는 민족 공동체의 운명일 것이다. 초원을 방황하며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빛 속에서 홀로 고독을 씹는 알파미시는 여기에 없다.

서사시에는 답이 이미 주어져 있다. 서사시의 우주란, 루카치가 말했듯이, 인간의 지적인 진보나 역사 발전이 그 질문의 형식을 만들기 이전에 이미 대답이 주어진 공간이다. 우리 앞에 펼쳐지는 중앙아시아 초원이 바로 그런 공간이다.

□ 추천사

『알파미시』는 중앙아시아 문학에 대한 핵심적인 가치와 중요성을 지닌 서사시이다.
군나르 야링(전 유엔대사)

『알파미시』는 중앙아시아 영혼의 한 부분이다.
- 제프리 L. 루이스(전 옥스포드대학교 교수)

『알파미시』는 서양 독자에게 중앙아시아의 관점을 제공한다.
-이와 M. 톰슨(전 라이스대학교 교수)

『알파미시』는 자유롭고 당당하며 훌륭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들의 명예에 대한 찬가이고, 민중의 심장으로 가는 길을 발견한 서사시이다.
하미트 알림잔(우즈베키스탄 국민 시인)

『알파미시』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디세이아』에 버금가는 작품으로, 세계적인 영웅 서사시의 훌륭한 모범 중 하나이다.
V. M. 지르문스키(러시아 문학이론가)

『알파미시』는 세계 문화사에서 우즈베크 민중의 천재적 창조력을 기리는 예술적 기념비로서 수 백 년 넘게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투라 미르자예프(20세기 최고의 구전문학 전문가·우즈베키스탄)

1999년, 우즈베키스탄 대표단의 요청으로 유네스코는 ‘대중적 서사시 알파미시 1000주년 기념의 해’를 기렸다.

□ 줄거리

우즈베크 남부 광활한 산악지역을 다스리는 다반비라는 족장에게는 알핀비라는 아들이 있었고 알핀비에게는 큰아들 바이부리와 작은 아들 바이사리가 있었다. 바이부리는 콘그라트의 족장이었고 바이사리는 약 1만 가구가 거주하는 바이순 지역을 지배했다. 바이사리는 자신에게 세금을 부과하려는 형에게 반발하며 바이순을 떠나 칼미크로 간다. 하지만 부족의 대이동으로 피해를 본 칼미크는 그들을 잡아 노예로 부린다.

특히 바이사리의 딸 바르친-아이였다. 그녀는 칼미크의 무사 아흔 명에게 강제로 결혼당할 위기에 처한다. 이에 바이부리의 아들 알파미시는 그녀를 구하러 먼 길을 떠난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무시무시한 괴력의 소유자인 알파미시는 그들을 제압하고 바르친-아이를 콘그라트로 데려온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이자 알파미시의 숙부, 장인인 바이부리는 돌아오려 하지 않았다. 칼미크 왕은 그를 잡아 가혹하게 노예로 부려먹는다. 바르친-아이는 그 상황을 듣고 알파미시가 다시금 가서 부친을 구해줄 것을 요한다. 알파미시는 다시 먼 길을 떠난다.

알파미시에게는 최고의 명마 바이치바르, 칼미크의 아흔 무사 중에 하나였지만 알파미시에게 반해 그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된 카라잔이 있었다. 그는 언제나 그들과 함께였다. 하지만 그들은 함정에 빠져 알파미시는 7년 동안 지하 감옥에 갇혀 있게 된다. 그 사이 콘그라트는 알파미시의 동생인 울탄이 정권을 잡아 폭압적이고 무식한 정권을 세운다. 알파미시는 하루 빨리 칼미크와 콘그라트 양쪽을 모두 안정시켜야 했다. 과연 그는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 책 속으로

아흔 명의 무사 중 가장 힘이 센 무사 코칼다시가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은 우릴 바보로 만들 생각이오? 아니면 여기서 저녁노을이 질 때까지 어슬렁거릴까? 대답하시오. 우리 중 한 사람한테 시집오겠소, 아니면 모두에게 시집오겠소?”
이에 바르친이 대답했다.

“내 입이 막 당신들께 얘기를 하려던 찰나요.
힘으로 날 차지하려는 것은 헛된 망상이오.
어서 당신네 처소로 돌아가시는 게 좋을 거요.
힘으로 날 차지하려 하다니,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요!
바보 같은 양반들, 제 갈 길이나 가시오!
이 바르친-아이를 힘으로 차지하려고 했소?
내 충고는 제 갈 길이나 가라는 겁니다!
나 같은 백합꽃은 당신들을 위해서 피어난 게 아니오!
난 이미 정혼 상태고 나에겐 다른 이가 있어요.
내 연인은 바이순-콘그라트 나라의 술탄이오,
이름은 하킴-베크이고, 그 또한 무사입니다!
그곳에선 알파미시란 이름을 사용하죠.
힘으로 날 차지하려 하다니,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요!
바보 같은 양반들, 제 갈 길이나 가시오!
_1부 ‘두 번째 노래’ 중에

지하 감옥에 갇힌 걸 알게 된 알파미시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자신의 행동을 뉘우쳤다. 그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아, 이런 비참한 운명에 내가 놓이게 되었구나!  
낯설고 먼 나라에서 난 죄수로구나!
이 땅속에서, 이 어둡고 깊은 구멍 안에서,
얼마 동안이나 난 이 수치 속에서 살아야 한단 말이냐?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 않구나!
나는 콘그라트의 지도자였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사랑받는 남편이었다. 나는 친척들의 기쁨이었다.
나는 내 나라 콘그라트의 검이자 방패였다.
이 모든 게 지나갔구나, 꿈처럼 스쳐갔구나!
이 어두운 구멍 속에서, 이 차가운 바닥에서,
자유로웠던 하루하루를
홀로 외로이 떠올리게 되었구나!
_2부 ‘첫 번째 노래’ 중에서

말은 칠 년 동안 고개를 숙이고 누워 있었네.
이 순간 그는 금방 일어서서 자유롭게 숨 쉬기 시작했네.
머리를 들어 올리고 유쾌하게 울기 시작했네.
그 순간 구유도 조각 나 떨어졌네.
못들도 저절로 다리에서 빠지기 시작했다네.
자유를 얻은 준마가 마구간에서 달려 나가네.
수도를 몽땅 꿰뚫고 준마가 질주하네.
산속에서 들리는 천둥소리는 바이치바르가 질주하는 소리라네!
지하 감옥에서 무사가 말을 기다리네.
치바르는 그곳으로, 무라트-튜베로 길을 재촉해 가네.  
_2부 ‘세 번째 노래’ 중에서

그렇게 하여 용사 알파미시는, 저 위대한 매는
온갖 역경을 겪은 후에
조국 땅으로, 자기 동포의 품으로 돌아왔다네.
그렇게 그는 칠 년 동안을 적들에게 포로로 잡혀 있다가
사랑하는 제 나라를 보았다네.
그렇게 사랑하는 아내를 되찾았다네.
그렇게 바이순-콘그라트의 세상을 통일했다네.
이 일들은 다 오랜 옛날에 일어났다네.
저 매가, 용사 알파미시가 이 일들을 이루었다네.
그의 명성이 온 세상에 퍼졌다네.
그에 관한 노래를 구연가 파질이 부르네.
여기서 알파미시를 찬미하며
“가이!”라는 외침을 당신들에게 자주 듣는다면,
가장 좋은 말들이 내게 떠오를 거라네.
나는 평범한 농부이자 가수인 파질이네.
내 능력껏 노래했네. 그리고 노래는 여기가 끝이라네!
_2부 ‘다섯 번째 노래’ 중에서


□ 차례

1부
첫 번째 노래
두 번째 노래
세 번째 노래
네 번째 노래
다섯 번째 노래

2부
첫 번째 노래
두 번째 노래
세 번째 노래
네 번째 노래
다섯 번째 노래

해설
우즈베크 영웅 서사시, 그 불멸의 기념비
맛과 멋을 지닌 위대한 서사시


□ 지은이 소개

구연가 파질 율다시-오글리 Фазил Юлдаш-огли
1872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태어나 1955년 3월 17일 사망했다.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 국민시인이자 구연가였으며, 그의 아들과 제자들도 이름을 떨친 구연가였다. 영웅서사시 <알파미시>를 비롯해 그가 암송하는 작품(다스탄)은 40편이 넘었고, 자신이 직접 다스탄을 창작하기도 했다.

채록·러시아어 번역 레프 펜콥스키 Лев Пеньковский
1894년 우크라이나 크레멘추크에서 태어나 1971년 모스크바에서 사망했다. 소련의 시인이자 번역가로 활동했다. 평생 중앙아시아의 서사시와 명작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데에 기여했다. 키르기즈스탄의 민족서사시 <마나스>와 우즈베크스탄의 영웅서사시 <알파미시>, 카자흐스탄의 민족서사시 <키스-지베크> 등을 최초로 러시아인들에게 소개했다. 그외에도 그루지아와 아르메니아의 시를 러시아어로 번역했으며, 하이네, 괴테, 베랑제, 위고 등의 시를 번역하기도 했다. 그의 번역물들은 높은 시적 음감을 가지고 있다.

옮긴이 최종술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러시아학술원 산하 러시아문학연구소에서 「알렉산드르 블로크와 19세기 러시아 낭만주의 시인들: 기억과 암시의 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상명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파우스트적 세계지각과 반휴머니즘」 「인텔리겐치아와 그리스도」 「시와 러시아 정신 - 자유, 그리고 애수에 관하여」, 역서로는 리디야 긴즈부르크의 『서정시에 관하여』(공역), 알렉산드르 블로크의 『블로크 시선』,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절망』 등이 있다.

옮긴이 백승무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러시아학술원 산하 러시아문학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림대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고, 《한국 희곡》과 월간 웹진 《오늘의 서울 연극》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논문으로 「스타니슬랍스키의 모순」 외 다수가 있으며, 톨스토이의 『부활』을 번역했고, 『20세기를 빛낸 극작가 20인』 『한국연극, 깊이』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한국어 감수 이영진
1956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났다. 1976년 《한국문학》에 「법성포」 등을 발표, 한국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1년 ‘오월시(五月詩)’ 동인을 결성했다. 1986년부터 2년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전남매일》 발행인, 민족문학작가회의 문화정책위원장을 역임했다. 2003년 4월부터 2006년 3월까지 문화관광부 문화중심도시조성추진기획단 단장을 지냈다. 시집 『6.25와 참외씨』 『숲은 어린 짐승들을 기른다』 『아파트 사이로 수평선을 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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