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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상상력을 담는 공기(公器)될 터 (컬쳐뉴스 06.5.16)
 Asia  | 2006·06·09 20:59 | HIT : 5,053 | VOTE : 1,371 |
아시아 문예 계간지『아시아』창간

안효원 기자


▲ 왼쪽부터 방민호 편집위원, 방현석 주간, 이대환 발행인, 차승재 편집위원

아시아 전문 문예지 ‘계간『아시아』발간 기념 기자간담회’(이하 ‘간담회’)가 16일(화) 광화문 파이낸셜 빌딩에서 열렸다. 간담회에는 이대환 발행인, 방현석 주간, 방민호 편집위원, 차승재 편집위원이 참석했다.

자리에 모인 이들은 ‘아시아로 상상력의 확장, 아시아 언어들의 내면적 소통’이라는 발간 취지를 밝혔다. 이는 최근 활발해진 아시아 국가 간의 상호교류로 문학과 예술, 사회를 읽어내고 그 가치를 공유하고자 함이다. 방현석 주간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적 네트워크와 포스코청암재단의 지원이 창간의 밑바탕이 됐다.

또한 시장의 논리를 넘어 아시아인의 진정한 이해와 소통에 기여하는 담론과 작품을 생산, 유통함으로써 서양에 의해 구축된 ‘아시아 상’이 아닌 아시아에 의한 ‘아시아 상’을 구현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 또 이들은 아시아의 문학을 살펴 봄으로써 한국문학의 장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창간호 특집 ‘아시아에서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에서 일본 작가 오다 마코토와 한국 작가 김지하의 만남이 눈에 띈다. 오다 마코토는 김지하 투옥 당시 그의 시「오적」을 일어와 영어로 번역해 소개하고 장 폴 사르트르, 놈 촘스키, 하워드 진을 비롯한 세계의 지식인들과 함께 김지하 석방 운동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오다 마코토는 ‘일본 작가로서, 아시아 작가로서’에서 패망 후 제정된 ‘신헌법 9조’의 평화정신을 훼손해가며 우경화하는 고이즈미 정부와 일본사회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고, 김지하는 ‘아시아 공동체 구상과 아이덴티티 퓨전’에서 중국이나 일본에 의해 대표되는 아시아를 넘어 아시아 각국의 문화와 삶이 존중되고 서로 평등하게 교류하는 새로운 아시아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볼록렌즈: 인도네시아의 대표작가, 프라무디아’에서는 작가와 단편「이늠」을 소개한다. 또 2006년 1월 작가의 자택에서 고영훈 한국외대 교수와 나눈 대담을 실었는데, 프라무디아 작가는 지난 4월 말 세상을 떠나 계간『아시아』에서 한국독자와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계간『아시아』에는 베트남 작가 바오 닌의「물결의 비밀」, 몽골 작가 L.울찌톡스의「수족관」, 한국 작가 오수연의「문」 등의 단편소설과 몰골 작가 K.칠라자브의「사랑하는 아버지」, 중국 작가 옌리의「말릴 수 없구나」, 북한 작가 김철의「포구의 겨울」, 한국 작가 신대철의「흑풍 속으로」 등의 시가 실렸다. 또 산문으로는 인도네시아 작가 에카 부디안타의「사워 나무 아래에서」와 베트남 작가 찜짱의「평화의 새는 여전히 많이 아프다」가 있다.

방현석 주간은 “기교에 빠져 시인만 읽는 시를 쓰는 한국의 시인들에게 몽골의 시는 우리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면서 “이는 현재 한국문학이 빠져있는 고민을 아시아 각국의 문학과 깊이 있는 성찰로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독자들은 이밖에도 계간『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 작가 알리 제인의「나를 너무 밀지 마」, 팔레스타인 작가 자카리아 모하메드의「연꽃 먹는 사람들」의 ‘작가의 눈’을 비롯, 각국의 지성인이 연구한 논문과 아시아 교류사를 만날 수 있다.

계간『아시아』의 작품선정 기준은 한국 작품의 경우 신작이어야 하고 외국 작품의 경우 최근 3년 이내 발표한 작품을 원칙으로 한다. 또 한국의 작품은 25% 이상을 초과할 수 없다. 이는 현지에서 이미 검증된 작품을 선정함으로써 엄선된 각국의 문학을 소개하고, 한 국가에 편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창간호는 한국과 아시아 배포는 물론 전세계 문학, 한국학 관련학과, 기관에 배포된다. 이 책에는 한국어와 영어가 동시에 실려있다. 그리고 이 책을 발행한 도서출판 아시아에서는 향후 팔레스타인과 베트남의 산문집을 발행할 계획이다.

계간『아시아』측은 창간호를 준비하면서 번역의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두차례 이상의 번역작업을 거쳤지만 그 속에서 번역자들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창간호를 전문가들에게 배포하여 그들의 의견을 수렴, 다음 가을호에는 좀더 ‘체계적이고 세련된 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한 가을호에는 인도와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문학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아시아 각국의 문학을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책을 만드는 이들도 주변의 우려를 알고 있었다. 이에 대해 방현석 주간은 “계간『아시아』가 아시아의 이모저모가 아닌, 아시아 대지 위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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