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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판 끝에서 건져 올린 희망[경향신문2007.11.01]
 Asia  | 2007·11·04 20:22 | HIT : 5,630 | VOTE : 1,527 |
벌판 끝에서 건져 올린 희망  


-베트남 성장소설 ‘끝없는 벌판’-

이 성장소설 속 두 남매의 불행은 어머니의 가출로부터 시작 되었다. 쌀바구니는 바닥을 보인 지 오랜데 옷감장수가 가져온 목부용꽃보다 더 붉고 화려한 옷감을 몸에 걸치고 싶었던 어머니는 옷감장수를 따라 집을 나가고 만다. 그때 그 남매의 나이는 열 살, 아홉 살이었다. 상처 받은 마음으로 인해 넋을 놓고 있던 아버지는 어머니의 물건과 흔적 모두를 집과 함께 불 질러 버리고 거룻배 하나에 의지해 유목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오리를 키우며 떠도는 이 유목생활에서 아버지는 옷감장수가 그랬던 것처럼 여자들을 꾀어내기도 하고 적당히 사랑하고, 적당히 아파하고, 적당히 부끄러워하고, 그리고 적절한 순간에 차버리는 일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영롱한 얼굴 뒤에 아주 시커멓고 깊은 수렁을 간직한 채. 이런 아버지와 함께 거룻배에서 생활하며 아버지의 삶을 지켜보는 남매의 머릿속에는 갈가리 찢어놓은 태풍이 몰아치고 있지만 말을 잃어가고 표정을 잃어간다. 거룻배 바닥에 누워 꿈을 잃어가고 꿈꾸는 법조차 잃어버린다. 아버지는 그런 남매를 자주 때렸고, 황량한 벌판에는 울적한 바람만 불고, 메마른 땡볕만 뿌리고 있었다.

이런 그들에게 몸을 파는 여인이 동네 남자들에게 린치를 당하다 거룻배로 몸을 피해오게 되고 남동생 디엔은 이 여자에게서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고 싶어 하지만 아버지의 이중적이고 냉소적인 행위는 이 여자마저 거룻배를 떠나게 만든다. 자기를 지켜줄 남동생도 없는 떠돌이 생활 중에 집단성폭행을 당하게 되는 이 소설의 주인공 나는 “귀마저 먹먹해지는 아픔과 머리카락 끝까지 뻗쳐오는 쓰라림과 상처” 속에서 어머니를 생각한다. 어머니가 옷감을 파는 사내한테 자신의 몸 치수를 온몸으로 잴 수 있게 허락한 것이 쾌락을 추구한 결과가 아니라 자신이 지금 경험한 상처 같은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묻는다. “제가 아이를 밴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두려움에 떨면서 그녀는 이것이 잔인한 일이기는 하지만 감수하기로 마음먹는다. 만약 아빠 없는 아이가 태어난다 해도 즐겁고 생기발랄하게 살 수 있도록 보살피고, 어른들의 잘못도 용서할 줄 아는 속 깊은 아이로 키우겠다는 생각을 한다.

-모성적 가치에서 내일을 찾다-

‘끝 없는 벌판’은 베트남 사회의 가난과 매춘과 공무원들의 부패를 있는 그대로 그려내고 있다.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까마우성 사상교육위원회가 정치 도덕 작가덕목 교육을 받게 하려고 했지만 베트남 작가협회는 최고작품상을 수여했다. 찜짱 시인은 응우옌옥뜨를 “사회의 그늘진 구석으로 달려가는 용감한 작가”라고 칭찬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문법에 충실하지 않고 “섣불리 희망을 노래하지 않는 것이 이 작품의 미덕”이라고 했다.

폭력적이고 잔혹한 남성의 세계와 가난하고 비참한 여성의 삶을 직시하면서 그래도 모성적 가치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믿는 이 소설은 베트남에서 베스트셀러라는 말을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가 생각하는 것처럼 지금 베트남 사회에 필요한 것은 어쩌면 여성성, 여성성이 주는 평화와 안식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모성적 가치에 내재되어 있는 사랑과 배려, 따듯한 손길, 상처를 씻어주고 다독여주는 위안과 위로, 배고픔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봄과 보살핌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지 31살의 여성 소설가는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도종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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