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Asia Publishers
Home | E-mail | Editorial Room
English

 

08/21 2017 심훈문학대상, ...
05/24 2017 제21회 심훈...
06/10 2015 심훈문학상 (계...
05/27 2015 아시아 도서목...
04/30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


신이라도 생명 빼앗아갈 권리 없어…관용 보여달라[세계일보2007.07.24]
 Asia  | 2007·07·31 19:35 | HIT : 3,945 | VOTE : 818 |
"신이라도 생명 빼앗아갈 권리 없어…관용 보여달라"
탈레반에게 보내는 편지 / From 방현석
  

탈레반의 전사 여러분!
지금 우리 한국인들의 눈길은 온통 당신들에게 쏠려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들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왜, 무엇을 위해 총을 들었는지 뒤늦게 알아가고 있습니다.

조국을 점령한 소련을 물리치고 독립을 쟁취하는 항전의 과정에서 보여준 당신들의 용기에 나는 경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슬람공화국을 수립하고 약탈과 강도, 부정부패를 척결한 당신들의 순결한 정신과 뛰어난 정치적 능력에 대해서도 나는 알고 있습니다. 이슬람 경전이 언명한 바를 엄격하게 현실에 적용하려고 한 ‘원리주의’의 선택이 나날이 확장되어 가는 물신주의 사회에 대한 당신들의 걱정과 고민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모르지 않습니다.

전쟁을 경험하고 아직도 분단을 극복하지 못한 나라의 작가로, 서구중심의 세계질서 속에서 상처 입은 아시아의 작가로 살아가는 나는 지금 당신들의 나라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정과 부패, 세속적 타락을 극복하고 신의 뜻을 현실에서 구현하려고 했던 당신들의 꿈이 어떻게 좌절되어 왔는지에 대해서도 모르지 않습니다. 서구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것들을 야만으로 단죄하는 서구중심주의에 대해서는 저도 당신들과 마찬가지로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공동체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당신들의 주장을 나는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외국군대에 대한 당신들의 분노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은 오랜 역사를 지닌 남의 공동체를 침략하고 간섭하며, 남의 문제를 내가 해결할 수 있다는 강대국들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모든 비극은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소련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세계의 강대국들이 조금만 더 당신들의 오랜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존중했더라도 당신들이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의 투쟁을 선택하지 않았을 테지요.

탈레반의 전사 여러분!

이제 나는 여러분이 증오해온 상대들과 같은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다른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용을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더구나 선의를 가진 또 다른 당신들인 인간에 대해 당신들이 ‘신의 사랑’을 보여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당신들이 데리고 있는 임현주라는 한 여성에 대해서만 말해 보겠습니다. 그녀는 한국의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여상을 졸업하고, 스스로 학비를 벌어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이름 있는 병원에서 근무하던 그녀는 자신이 그동안 모은 돈을 모두 가족에게 주고 3년 전 아프가니스탄으로 갔습니다. 아파도 치료받지 못하는 아프가니스탄의 참상을 보고 당신들의 동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의료봉사단체의 일원으로 그곳으로 갔고 밤낮으로 일했습니다.

지난 6월, 그녀는 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다니러 오면서 팔을 잃어버린 아프가니스탄 소년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곳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한 달 만에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는 봉사단의 안내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다시 그곳으로 갔습니다.

나는 그 어떤 사람도, 심지어 신이라 할지라도 오로지 선의에 따라 살아온 그녀의 생명을 파괴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부디 당신들이 임현주라는 여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으며, 당신들의 나라와 당신들의 동포들을 어떻게 사랑했는지 물어보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당신들이 데리고 있는 사람들은 다 그런, 당신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다만 ‘사람’들일 뿐입니다.

부디 당신들이 이 선의의 사람들을 무사하게, 오늘도 울고 있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림으로써 당신들의 대의를 온 세상에 아름답게 확인시켜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많은 아시아의 작가들과 더불어 당신들, 탈레반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을 드리면서, 2007. 7. 24. 서울에서.

방현석 ▲소설가, 아시아문학 전문 문예지 ‘아시아’ 주간,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소설집 ‘랍스터를 먹는 시간’ ‘슬로우 불릿’ ‘존재의 형식’ ‘내일을 여는 집’, 여행기 ‘하노이에 별이 뜨다’. 황순원문학상(2003년).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95   베트남 발칵 뒤집은 ‘용감한 소설’[경향신문2007.10.03]  Asia 07·10·04 4186
94   사람들은 허둥대며 묻는다. ‘끝없는 벌판 읽어 봤어?[동아일보2007.10.04]  Asia 07·10·04 4029
93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들 이야기 쓰겠다[한겨레신문2007.10.04]  Asia 07·10·04 4423
92   베트남을 뒤흔든 소설가 응웬옥뜨[뉴시스2007.10.03]  Asia 07·10·03 4449
91   베트남 출판시장에 처음으로 ‘베스트셀러 현상'[서울신문2007.10.03]  Asia 07·10·03 4409
90   참담한 베트남 농촌 현실 솔직 묘사[세계일보2007.10.02]  Asia 07·10·03 4098
89   베트남의 신예작가 응웬옥뜨[연합뉴스2007.10.02]  Asia 07·10·03 4476
88   세계 문학의 새로운 지형도 '아시아'문학[출판저널 2007.08]  Asia 07·08·29 4272
87   일본소설 ‘덩달이 팬’이신가요[중앙일보2007.08.25]  Asia 07·08·28 4188
86   하루키 소설은 세계문학 아니다[연합뉴스2007.08.20]  Asia 07·08·23 4568
85   공동체적인 눈으로 현실을 인식하는 글들도 주목[국제신문2007.07.29]  Asia 07·08·03 4019
  신이라도 생명 빼앗아갈 권리 없어…관용 보여달라[세계일보2007.07.24]  Asia 07·07·31 3945
83   아시아와 교류하는 한국문학[연합뉴스2007.06.10]  Asia 07·06·12 4274
82   서구 아닌 우리 눈으로 아시아 문학 발굴 뿌듯[한국일보2007.06.05]  Asia 07·06·07 4271
81   문학으로 짜는 아시아의 그물코[컬쳐뉴스2007.05.28]  Asia 07·05·30 4193
80   아시아의 다양성과 상상력의 통로[온북TV2007.05.28]  Asia 07·05·28 4084
79   '아시아' 1주년 기념호 출간[연합뉴스2007.05.18]  Asia 07·05·21 4338
78   역사서보다 쉬운 필리핀 이야기[울산매일 2007.05.11]  Asia 07·05·15 4163
77   착취당하는 필리핀의 상징인 창녀[온북TV2007.05.07]  Asia 07·05·07 5057
76   필리핀 국민작가가 쓴 눈물의 창녀 이야기[북데일리2007.05.03]  Asia 07·05·03 4334
[1].. 21 [22][23][24][25]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GGAMBO
계간 '아시아'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100-16 3층 / 전화 02-821-5055 / 팩스 02-821-5057
Copyright (C) since 2006 Asia Publishers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