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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베트남 농촌 현실을 눈치 보지 않고 솔직하게 쓰고 싶었습니다. 가난, 매춘, 부정부패를 직접적으로 묘사해 당으로부터 자아비판 소환을 받았지만, 그것 역시 제 소설에 대한 반응이라고 여겨요. 무관심보다 낫습니다.”소설 ‘끝없는 벌판’으로 베트남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은 소설가 응웬옥뜨(31·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소설은 베트남 출판 시장에서 생소했던 ‘베스트셀러’ 개념을 만든 최초의 책으로 기록됐다. 베트남에서 8만부 이상 팔렸고, 2006년 베트남작가협회 최고문학상을 수상했다. 독자와 문단의 뜨거운 애정은 혹독한 자아비판에서 그를 구했다.
“애초 논란을 염두에 두고 쓰지 않아 소설을 둘러싼 소란에 무척 놀랐습니다. 내 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을 글로 표현했을 뿐이었거든요. 베트남 빈농에서 여성의 삶은 피폐해요. 가혹한 운명, 원한과 용서를 생각하며 이야기를 엮었습니다. 베트남 문학이 전쟁의 비극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지만, 상흔은 어쩔 수 없이 남는 것 같아요.”
함께 방한한 베트남 국민시인 찜짱(69)은 “출간 당시 재미있다는 평가부터 자극적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며 굉장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자기검열 없이 대담하게 썼다는 점에서 문단도 굉장히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응웬옥뜨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1학년까지만 다녔다. 농사일이 힘겨웠던 그는 글 쓰는 일로 고단함을 달랬다. 달리 문학수업을 받지 않았는데, 더럭 주목받는 작가가 됐다.
신경숙의 단편 ‘마당에 관한 짧은 얘기’를 읽고 눈물이 아른거렸다는 그는 3일 신경숙을 만나 문학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심재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