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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벌판’은 꼭 읽어야 할 작품[뉴스메이커2007.10.16]
 Asia  | 2007·10·12 10:23 | HIT : 3,860 | VOTE : 763 |
끝없는 벌판
베트남 서민의 ‘가난한 이야기’


응웬옥뜨 지음 하재홍 옮김 아시아 9000원
베트남을 생각하면 애틋하다. 분단과 민족 간 전쟁 등 우리나라의 역사와 흡사하기 때문에, 우리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잘못한 점과 그들에게 남긴 상처가 많기 때문에, 오늘날 베트남의 많은 처녀가 우리나라로 시집오기 때문에….

문학이 당대 현실과 정서를 반영한다는 말을 떠올린다면, 베트남 작가 응웬옥뜨의 ‘끝없는 벌판’은 꼭 읽어야 할 작품이다. 이 작품은 베트남 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이 작품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에서 벗어났고 ‘미풍양속에 반한다’ ‘희망을 내세우지 않았다’는 등의 비판을 받았다. 급기야 ‘정치·도덕·작가덕목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명목으로 작가 응웬옹뜨가 소환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이런 논란과 비판은 이 작품이 베트남 국민들 사이에서 더욱 큰 인기를 끌게 하는 힘이 되었으며 베트남작가협회가 주는 ‘2006년 최고작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중편 분량의 이 작품은 베트남 서민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너무 적나라해 끔찍하고 소름끼치게 처참하기까지 하다. 이 작품은 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우리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베트남의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메콩 강에 무수히 떠 있는 수상가옥에서 아버지와 남동생과 함께 사는 18세 처녀와 그 남동생의 성장소설이다.

변변한 방 한 칸 없이 수상가옥 상태에서 떠돌아다니는 가족, 삶의 의욕조차 보이지 않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는 어린 남매는 세상의 모든 이치를 스스로 깨우쳐간다. 가난과 불행만 닥쳐오는 남매에게 세상은 비합리로 가득 차 있는 곳이고 삶은 시쳇말로 ‘죽지 못해 사는 것’이다. 처녀는 고백한다. “사랑도 필요 없고 가르침도 필요 없다. 우리 남매는 그런 희망을 애초부터 품지 않는다.” 처녀가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설렘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남매에게 삶은 매우 무미건조한 것이다.

폭력, 욕심, 정욕이 난무하는 세상과 사람들을 남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비록 남매에게 세상은 ‘끝없는 벌판’처럼 기약 없이 아득하기만 하지만 목숨을 내던지거나 세상을 미치도록 경멸하지는 않는다. 세상과 갈등을 겪으며 남매는 차근차근 성장해간다.

아버지의 무능과 의욕 상실은 아내의 가출 때문인 듯하다. 아리따운 아내가 곁에 있었을 때, 남편은 돈도 곧잘 벌어다주었고, 나름 성실했다. 하지만 아내가 옷감장수를 따라 가출하고 나서부터 아버지는 완전히 변해버렸다. 아내를 빼앗긴 그는 남녀 간의 사랑도 일회성에 불과한 것이라고 여긴다.

작품 말미에 아버지는 옛날 모습을 되찾는다. 처녀의 해석에 따르자면, 남동생 디엔이 가출한 후 혼자 남은 자신이 애처로워 보여 자신에게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삶의 의욕도 보인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이유는 딸이 성장할수록 점점 엄마를 빼닮아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도망간 아내가 낳은 자식이라며 거들떠보지도 않던 딸에게서 아내가 생각났고 아내를 향한 사랑이 삶의 의욕으로, 딸을 향한 사랑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의 가슴속에는 사랑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장면은 이 작품의 압권이다. 건달들에게 윤간당하는 처녀와 그것을 뜯어말리다가 피투성이가 되는 아버지의 모습은 처참했던 인생의 끝을 보여준다고 판단해도 무방할 듯하다. 남자들에게 윤간당한 처녀는 임신을 두려워하며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두려움은 곧 ‘아이를 낳아 기를 것’이라는 새로운 다짐으로 승화한다. “아이가 한평생 즐겁고 생기발랄하게 살 수 있도록 보살펴줘야지. 엄마의 가르침으로, 때때로 어른들의 잘못도 용서할 줄 아는, 속 깊은 아이로 키워볼 거야.” 자신이 성장해온 환경과 완전히 대비되는 처녀의 마지막 다짐을 두고 과연 이 작품이 ‘희망을 내세우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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